기록/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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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기 위해 자라는 중기록/일기 2025. 3. 10. 00:26
# 01.식욕억제는커녕 흡사 빅뱅마냥 폭발한다. 가슴 커진 것까진 좋은데 발달정도가 지극히 한미하고, 뱃살과 승마살은 두드러지도록 부각된다. 게다가 성욕은 덤이다. 미친. 한도 끝도 없는 욕구불만이라니 정서적 허기가 이렇게나 무섭다. 부프로피온 효능이 1주에서 길게는 한 달 뒤에나 발현된다더니 체중계가 49kg을 표시하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보다 강력한 억제제를 찾아봤다. 혈당억제제인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등)가 그렇게 효과적이래서 비대면 진료로 유선상담을 받아보니, 49kg이기에 처방할 수 없단다(키가 몇 인지 묻지도 않고서.). 3주도 채 안 되어 식욕이 주체가 안 되고 5kg이 부쩍 증량했다고 하니 구두상으론 증명할 수가 없다나 뭐라나. 그도 그럴 것이, 비대면 처방이 금지된 약물이었다.일단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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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기록/일기 2025. 3. 9. 08:41
# 01.엉망인 듯 아닌 듯한 진창 속에서 허우적거린 하루였다. 비싼 돈 주고 등록한 학원과 자부담금이 만만치 않은 돌봄서비스로 자습을 병행함에도 학습능률이 부진하고, 지난주에 약국에서 구입한 것과 비대면진료로 처방받은 항우울제성 식욕억제제까지 꼬박꼬박 시간 맞춰 복용함에도 미친 식욕은 여전하고, 그나마 식단만은 엄격하게 조절함에도 결국 꼴 보기 싫은 승마살이 퍼지면서 허벅지둘레도 늘었다.하루하루 태산같이 쌓이는 빨래는 도무지 줄질 않고, 어딘가 안부조차 물어주는 이없는 그야말로 고립 상태에, 자격지심인지 다른 수강생에겐 합격할 수 있겠다는 강사가 수업 종료 후 자습 전 끼니를 때우려고 복도 통로에서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먹는 내( 모습이 게걸스러워보였는지)게는 열심히 해보라며 뒤이어 흘린 코웃음이 비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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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마음이 죽은 채 긴 밤을 걷고 있나요기록/일기 2025. 3. 8. 19:10
# 01.# 02.# 03.# 04.어쩌다 보니 U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자리를 가졌다. 요 며칠 깜깜무소식이던 그가 300만 원어치 실적을 실패한 하소연을 접하다 보니 오죽하면 (딱히 친하지도 않은) 나한테까지 이러는가 싶어 짠했다. 텍스트만으론 오롯이 전하거나 채울 수 없는 상실감을 대면소통으로 덜어주고 싶기도 했고, 내심 나 역시 술이 고팠다.호언장담과 달리 순탄치 않은 돌봄 연계였다. 돌봄마다 피곤했던 자영의 연계거부를 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가장 먼저 바로 수락함이 다소 허탈했다. 그 뒤로 두 시간 단위로만 허용되는 긴급돌봄서비스라 어떻게든 여덟 시 반에 배정받기 위한 신청과 취소를 거듭한 끝에 간신히 구한 돌봄선생에게 양해를 구해서 U의 퇴근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그렇게 험난한 돌봄신청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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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수 있는 어깨기록/일기 2025. 3. 7. 11:44
# 01.아, 정말 어쩌라는 건지. 치솟는 스트레스 지수는 ㅋㅋㅋ에서 기어이 정점을 찍었다.돌봄 선생은 결국 아홉 시 되자마자 귀가했다. 고생하셨단 인사가 나오지 않았다. 기껏 한 시간 일찍 출근해 놓고 지척에서 입실하지 못한 채 연에게 또 담임에게 오는 전화통화로 출근도 전에 진땀을 다 뺐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식히지 않는 열기였다. 출근 직전에 전화로 개학 이틀 차에 전학을 보내달라 떼쓰는 사춘기 딸 어떤데. 더 이상 입실이 늦어져선 안 됐기에 부득이 만원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면서 부득이 통화했다. 어떻게든 출석시키려면 동네방네 소문날 민망함을 무릅썼다. 내 계약기간이 무사히 연장되지 않는 이상 어차피 스쳐갈 사람들이니까.# 02.멘토는 이제 중요한 원서 접수 일정 안내조차 없다. 내 수강생이라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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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잡은 물고기기록/일기 2025. 3. 6. 12:06
# 01.일시연계로 아침돌봄선생을 간신히 구했다. 매일 바뀌는 게 아쉽지만 다들 한 번씩은 구면이었고 아침돌봄은 정기로도 구하기 힘드니. 이렇게 해서라도 숨 돌릴 틈이 생기니 살만했다. 그래, 뜻이 있으면 어떻게든 길은 열린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으로라도. 이가 없음 잇몸으로라도. # 02.# 03.# 04.오늘은 오랜만에 사수 라와 단둘이 점심에 식후커피까지 마셨다. 육아, 결혼(인적사항 제출 차 인사팀 외에는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이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대화가 끊기거나 하진 않았다.라는 둘째 갖는 문제를 두고 남편과 갈등 중이라고 했다. 일단 낳아보면 어떻게든 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남편의 강경에, 자신 지금 체력으로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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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맞추기기록/일기 2025. 3. 5. 13:28
# 01.꿈에서 "진짜야?"라는 발신인 불명의 문자 메시지를 받자마자 곧장 깨어났다.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충실한 내용이지만, 예의 꿈속에서 발신인과 현실 속 매일같이 내 일기를 읽는 사람이 동일인물임은 분명했다.매일같이 고이고 또 무너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려 아등아등 갖은 애를 쓰는 나를 보며 당신도 그만 벗어나기를. 당신도 모르게 지고 있을 무거운 짐을 덜 수 있기를. 물론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내 일상에서 뭘 확인하고 싶은지까진 모른다. 애정인지 증오인지 모르겠으나 그저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 하나가 여기 있다는 사실만은 확인하길 바란다. 이런 나의 진심이 당신의 주파수에 맞춰지기를.# 02.# 03.마냥 놀면 일하고 싶고 마냥 일하면 놀고 싶은 청개구리 심보. 푸른 고층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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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자기록/일기 2025. 3. 4. 12:45
# 01.# 02. # 03.문 닫고 자습 시작하는데 출동한 U로부터 이걸 왜 수동으로 닫냐며 고지식하단 소릴 들었다. 대체 수동과 고지식이 무슨 상관일까. 살짝 억울했지만 자동 계폐장치 위치가 너무 높아서 딛고 설 의자까지 동원하긴 귀찮았다는 말은 차마 못하는 대신 모를 수도 있지 않겠냐고만 둘러댔다.# 04.# 05.형식치레든 진정이든, 또 일시적이든 지속적이든 독려와 관심은 감사하긴 매한가진데, 왜 지속적인 친애를 바라느라고 실망하고 외로운지 모르겠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고 나조차도 수시로 뒤집히는 마음인데 하물여 타인에게 바라는 지속성은 과욕인지도 모른다고, 머리로는 잘 알면서도 막상 시들어지는 모습을 접하면 그렇게 서운할 수 없다.언젠가는 소나무같이 또 바다같이 너그럽고 꾸준한 이해관계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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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길 바라기록/일기 2025. 3. 3. 08:59
# 01. 이번 주 들어 꽤나 컸던 지출이 몰고 올 파장이 벌써부터 두렵지만, 시각적 위안을 얻을 수 있으니 그걸로 됐다(물론 그만큼 죄책감도 누적되지만.). 문득 심미학을 심도 있게 배워보고 싶어졌다. 정갈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다뤄서 시각적 위안과 안정감,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널리 공유하고 싶달까. # 02. 두 마리를 위한 뜰잡아먹어달라고!평화롭던 산양마을에서 한순간 불길한 징조가 되어버린 우이람. 모든 걸 포기하고자 늑대를 찾아가지만, 이 늑대 어딘가 이상한데... 완벽한 죽음을 위해 따라나선 모험에서 우comic.naver.com 지친 몸을 이끌고서 복수를, 사실은 사랑을 갈구했던 우이람과 사티가 갖은 우여곡절 가득한 여정의 끝에서 간신히 찾은 만큼, 둘만의 보금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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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게 사과해기록/일기 2025. 3. 2. 20:47
# 01. 결코 흔치 않은 온장고 속에 데자와와 콜드브루. 내 단골 편의점주님은 최소 배우신 분이 맞다. 부디 다른 편의점에서도 보고 배워달라(다른 곳엔 절대 없다.). 바로 집 앞 편의점이라 행복하다. # 02. # 04. # 05. 기껏 자습하러 갔으면서 바로 옆 교실에서 수업 중인지도 몰랐다니. 거기다 부랴부랴 밀린 강의를 찾아 자료를 출력하는데 누락되거나 오류 건이 많아 학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프린트 카페를 몇 번을 들락거렸는지 모르겠다. 요 근래 종일 헤매는 번번이 실속도 없으니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다. 대체 몇 살까지 스스로를 수습하느라 또 찾아 헤매느라 돈과 체력과 시간을 낭비해야 할까. 나중에 얼마나 잘 살려고 이렇게나 고루한 시행착오의 연속일까. 자기비관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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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나 모자라서기록/일기 2025. 3. 1. 09:56
# 01.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첫 시작부터 끝까지 어제 미숙했던 일처리의 여파가 하나 둘 밀려왔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이왕 들어올 염장 한꺼번에 올 것이지, 화분 말라죽듯 서서히 제기되니 더더욱 애가 탔다. 가뜩이나 심사니 뭐니 잔심부름으로 앉아있을 겨를이 없는 짬짬이 어찌어찌 수습했으나, 결국 퇴근길에서도 오류 관련 전화를 연거푸 받음으로써 자기혐오의 방점을 찍었다. 내가 이렇게 모자라서 사랑을 못 받는구나 싶다. # 02. 졸음을 핑계로 점심을 거르면서 사내 도서관에서 읽었다. 새로 산 마그네틱 책갈피가 마음에 든다. 좋아하지만 매일 볼 수 없는 달과 바다를 이렇게나마 접해본다. 식사는 사수와 팀원들과 하되, 식후엔 카페 대신 도서관에서 독서하는 절충은 어떨까. 잠깐이라도 남들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