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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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말씀만 하소서>후기/책 2025. 3. 31. 09:54
대한민국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박완서가 아들을 잃은 참척의 비극을 겪은 이후 차츰 회복되어 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내면적 기록이다. 서문에서부터 밝힌 극한 상황에서 통곡 대신 썼다는 글들은 외려 보는 이로 하여금 통곡을 자아낸다. 차라리 미치고 싶으나 미칠 수가 없었다는 애처로운 표현은 그녀가 얼마나 칠흑같이 아득한 절망에 사로잡혔을지 감히 헤아리기가 두려울 정도다.뼈저린 상실감으로 죄책감에 곡기를 끊던 그녀는 이윽고 식사로부터 회복하기에 이르기까지, 숱한 곡절과 만감의 교차가 있었으나 세상을 등지다 싶던 그녀를 삶으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었다. 떠나보낸 아들에 대한, 남은 가족들에 대한, 또 말과 글에 대한, 새로운 생명에 대한 사랑이 그녀를 생동하는 삶 속으로 다시금 돌아오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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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요동칠 때 자존감보다 회복력>후기/책 2025. 3. 23. 21:36
회복탄력성과 PTSD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저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력에 관하여 심도 있는 탐구를 다루는 이책은 긍정적인 관계 구축과 현실 수용의 필요성, 마음 챙김 등 여러 관련 연구와 결과를 토대로 회복력은 훈련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임을 설명한다.회복력을 통해 외상 후 성장을 일군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사례를 제시한 저자 또한 집필 당시 암투병 중이었다는 사실이 가장 깊은 울림을 준다. 타계하기 얼마 전까지 주변인들에게 무한정 사랑을 표현했다는 그는, 죽음을 앞두고서도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의 노하우를 저술하여 공유하는 솔선수범을 보였다. 이는 저자가 강조한 회복력의 중요한 핵심요소 중 하나인 사랑의 위대함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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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보편의 단어>후기/책 2025. 3. 17. 12:52
베스트셀러 로 널리 알려진 이기주가 저술한 이 책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여러 단어들을 통해 인생의 본질과 의미를 탐구함으로, "사랑", "희망", "용기"와 같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보편적인 단어들이 지닌 고유의 힘과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다룬다.각 장마다 언어가 지닌 풀이와 함께 제시하는 실천적 조언은 삶에 필요한 가치들을 이해하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흔히 사용되는 보편적 단어들은 우리의 감정 그리고 사고와 행동 양식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로, 그저 개인의 삶뿐만이 아닌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성에 대해 저자는 특유의 담백하고 명징한 문장으로 고취한다.보편적 언어와 관련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사유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일상 속에서 종종 잊히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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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가 힘들까>후기/책 2025. 3. 11. 14:54
심리학자인 저자가 인간 내면의 숨겨진 감정과 갈등을 탐구하며, 고통스러운 자아에 대한 여러 원인과 요인들을 면밀하게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심리적 현상이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하는 방식으로 자아를 이해하고 조절하는 방법, 그리고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관계적 고민과 갈등에서 오는 고통의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은 독자 스스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 궁극적인 문제의 본질에 대한 탐구 의지를 고취시킨다. 또한 힘든 감정을 억지로 숨기기보다는 건강하고 솔직한 표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주장은, 타인을 의식하느라 필요 이상으로 자아를 소모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메시지겠다. 감정 처리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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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다른 삶이 가능하다면>후기/책 2024. 12. 30. 18:05
지금과 다른 삶이 가능하다면“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고 있는가?” 전 세계 100만 독자를 사로잡은 『마음의 법칙』 저자인 폴커 키츠와 마뉴엘 투쉬의 신간이 출간됐다. 인생을 리셋하고 싶을 정도로 지금의 삶이 흔들리고 있다면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잣대에서 벗어나 온전히 스스로 원하는 삶을 찾는 연습을 하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가치의 기준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서 구한다. 한 끼에 수십만 원의 오마카세, 전망 좋은 호텔에서 수백에서 수천만 원짜리 명품 선물과저자폴커 키츠, 마누엘 투쉬출판포레스트북스출판일2023.07.10 이란 부제에 이끌려 고른 펼친 책이지만 기실 리셋 방법보다는, 생각의 전환을 초점을 둔다. 사람의 타고난 성향과 기질 그리고 수 십 년간 내재된 경험과 관념을 아주 뜯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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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 바다>후기/책 2024. 12. 23. 19:57
달의 바다이방인』을 통해 한 편의 소설이 독자의 흥미를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갖춰야 할 구성의 모범답안을 보여준 소설가 정한아. 그의 첫 장편소설이자 작가에게 문학동네작가상을 안기며 왕성한 작품활동의 포문을 열어준 또 한 편의 수작인 『달의 바다』가 16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달의 바다』는 속도감 넘치는 서사와 사랑스러운 인물, 삶의 비의에서 비롯된 씁쓸하면서도 따스한 반전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독자를 매료시켜왔다. 소설은 꿈을 찾아 방황을 계속하던 청년저자정한아출판문학동네출판일2023.06.16 현실이 기대와 다르다는 것을 일찍 인정하지 않으면 사는 것은 상처의 연속일 거예요.엄마, 저는 그 모든 순간을 즐겼고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이걸 위해서 희생했던 것들, 제가 저지른 실수와 오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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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마무리>후기/책 2024. 12. 23. 17:36
[중고] (중고) 아름다운 마무리 - 법정 [5BM] : 알라딘[알라딘] 알라딘 인터넷서점smartstore.naver.com 키워드: 마무리, 아름다움, 시작한 줄 평: 비움과 내려놓음으로 채워지는 아름다움의 가치. 모성적인 사랑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뜻이다. 정화는 개개인의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교훈이다.오래 사귀지 않았는데도 서로 마음의 길이 이어져 믿고 따르는 사이도 있다. 한때는 맹목적인 열기에 들떠 결점도 장점으로 착각하기 일쑤지만 그 열기가 가시고 나면 밝은 눈으로 실체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세월이 눈을 뜨게 한다.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탐욕이고 인색이다. 그리고 주지 않고 받기만 하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빚이고 짐이다.세상살이란 서로가 주고받으면서 살아가게 마련인데 주고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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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후기/책 2024. 12. 13. 17:51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이 책은 기록하려는 인간, 그 기록을 수집하려는 인간, 수집된 기록을 재해석해서 다른 것을 창조하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아버지로부터 어떤 기록을 물려받았는지를 살아 있는 동안 되새김질하는 자식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카이브는 멀게는 앞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기록이며 가깝게는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호모아키비스트의 사례를 멀리서 찾지 않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와 너, 내 친구, 부모저자안정희출판이야기나무출판일2015.11.23 이 책에는 기록을 이해할 수 있는 뛰어난 관점과 유용한 정보가 많다. 기록관리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 일상을 자기 시선으로 기록하고 싶은 사람, 상처라는 패인 홈을 기록으로 보듬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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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욕구>후기/책 2024. 12. 2. 00:29
인정욕구관계에서 사이가 어색해지는 게 싫어서 무조건 참는 사람, 끊임없이 자신을 어필하는 사람, 지나친 자기애로 똘똘 뭉쳐 있는 사람, 필요 이상으로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 지금까지 개인의 성향이라고 보았던 이런 모습은 사실 모두 ‘인정욕구’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타인에게 인정받으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한다. 그런 면에서 인정욕구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심리적 욕구다. 문제는 인정욕구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는 데에서 발생한다. 이 책은저자에노모토 히로아키출판피카(FIKA)출판일2023.07.10 저자가 일본인인 만큼 주로 동양인의 관계 심리를 주안으로 서술한다. 너무 동과 서로 양분하는 방식은 지양해야겠지만 대체로 서양학자가 저서인 경우만 읽다가 보니 동양인의 대체적 특성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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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의 바닥>후기/책 2024. 12. 2. 00:26
수영장의 바닥바닥이고, 한계가 아닌 잠재력이 숨은 곳임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가장 높이 오르기 위해, 더 깊은 바닥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수영장의 바닥을 박차고 오르듯이 자신이 알고 있는 통념의 틀을 깨라고 조언하며 성공의 시작은 바로 거기서부터라는 것을, 틀에 박힌 생각을 걷어차고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세상의 승자가 되는 비결이라는 깨달음을 전하며 숨을 한껏 들이키고 발밑에 있는 수영장 바닥으로 거침없이 헤엄쳐갈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준다저자앤디 앤드루스출판홍익출판사출판일2019.08.12 철학서라는 장르 치고는 비교적 서술 자체는 어렵지 않아 무난하게 읽을 수 있어 좋다. 다만, 내용의 주된 초점이 성공인 점이 다소 아쉬웠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성공의 의미가 개인적 소취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