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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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실패였기를기록/일기 2025. 4. 21. 08:07
평생을 걸쳐 두고두고 상기되는 외롭고 가슴 아픈 실패였기를내가 적어도 그 정도 각인은 됐기를바라는 나 자신참 못돼쳐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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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기록/일기 2025. 4. 10. 08:38
# 01.평일에 정기적으로 오는 돌봄선생 희정은 연까지 전담하겠다면서, 스스로를 일컫길 게으른 완벽주의라고 했다. 나는 어쩐지 그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르긴 몰라도 올해 내가 만난 인연 중 가장 귀인임이 틀림없다.# 02.형제들 중 유일하게 사교육비며 그 외 유류비 지출이 제 아빠가 사 남매 도합으로 주는 양육비의 최소 1.5배가 넘는데도, 특히 요 근래 웬만해선 제재 없이 사달라는 대로 사주고, 해달라는 대로 해줌에도 연은 그렇게 불만이었다. 화근은 태블릿으로 유튜브 시청을 못하게 하자 동생들을 들먹이며 징징 짜는 소리에 그만하라고 했더니, 냅다 제 아빠에게 전화 걸어 빨리 이사 가고 싶다는 성화에 그만 울컥하니 화를 참지 못했다.연의 말 한마디로 1년 반을 혼자 사 남매를 건사해 왔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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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들과는 다르게기록/일기 2025. 4. 9. 14:21
# 01.수영 시작 전 함께 첫차 버스에 동승한 매니저에게 전날 있었뎌 레인교체로 인한 다른 회원들의 불만을 전했더니(아니나 다를까 어차피 타 급수 회원이 넘나들기는 마찬기였으므로 무용했다.), 강습 중에 강사 손은 바로 위치 원복시켰다. 누구들과는 다르게 피드백 반영률이 몹시 좋다.나는 왜인지 모르게 조만간 따로 만나 상담과 더불어 그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듣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솟구쳤다. 어쩌면 손은 누구들과는 다르게 지속적인 친구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내심의 희망으로.# 02.# 03.마침 길거리에서 우연히 발견하고서 내내 눈길이 가던 그림. 밤바다에 떠오른 달을 보고 싶은 싶은 외로운 내 심경을 기가 막히게 표상으로 드러낸 듯한 그림이다.# 04.요 근래 거진 매일 원아 중 가장 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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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손가락기록/일기 2025. 4. 8. 09:33
# 01.# 02.연의 친권 및 양육권 변경 관련으로 가정법원에 가서 전 남편과 조우했다. 협의이혼 때처럼 북부지방법원행 버스 탑승 직전에 확인해 보니 정반대 방향인 양재동으로 향해야 했다. 결국 아침 일찍 타 동네에서 맥모닝이나 먹고 왔다.연의 구비 서류 누락으로 근처 구청에서 떼온 사이 전 남편은 청구 변경 사유로 무슨, 연이 교내 왕따 문제로 호소를 하는데 엄마인 내가 반대를 했다는 따위의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제멋대로 작성해서 은근슬쩍 제출하려고 했다. 나는 단박에 발견하고서 두줄을 짝짝 긋고 서명까지 받아냈다.최근 들어 연을 비롯해 연의 선생들과 돌아가며 최소 하루 1회 이상 상담한 결과로 알아낸 전말상, 연은 왕따도 아니었고, 연의 전학을 끝까지 반대했다면 친권과 양육권 변경 청구를 협의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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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기록/일기 2025. 4. 7. 15:58
# 01.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집안일도 대충 미루고, 먹고, 먹고, 또 먹고, 걷고, 걷고, 또 걷고, 몰두하다가 집어치우고, 또 몰두하다가 집어치우고. 물속이 아닌 일상에서 오랜만에 숨이 덜 막혔던 휴식이었다.# 02. 때로는 숨을 조여 오는 무력감을, 또 때로는 숨을 쉬게 하는 활력을, 그 말로가 파멸이든 치유든 생성이든 뭐가 됐든 어쨌든 사랑은 힘의 근원이다. 우리는 사랑으로 하여금 움직인다. 대상이 연인이든, 자식이든, 부모이든, 결국 근간은 자기만족에 불과한 사랑에 진정성 따위를 가리고 논함이 얼마나 무용한 일인지 새삼스럽다.그 자체로 사랑은 그리움이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고 붙잡지도 못할.D-4998⭐️2025년 04월 0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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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자격시험기록/일기 2025. 4. 7. 15:29
# 01. 남은 모의고사 해설 강의 듣다가 결국 밤을 꼴딱 지새우고서, 그대로 자유수영 두 시간 하러 간 내가 레전드다.감사하게도(?) K를 한 시간은 볼 수 있었다(심지어 고갯짓으로 인사도 나눴으니 황송하기 그지 없다.). 누구한테 감사한지도 모른 채 나도 모르게 간절했던 것도 같다. 그 덕분인지 때문인지, 어디서 나온 힘인지 거의 100분가량 거의 쉬지 않고 돌았다. 내가 그리는 포물선이 내젓는 힘에 맡겨 앞으로, 또 앞으로 고이지 않고 흐를 수 있어 좋았다. 자유형과 배영 혼영으로 연습하는 내내 혼잣말로 연신 중얼거렸다, 버텨봐. 견뎌봐. 실패해도 주저하지 말고 무너져도 일어서봐. # 02. 손과 친분이 있는 모 회원과 탈의실에서 만나 타 급수 회원의 독단 행동을 비난하던 중 상사로서 아무런 제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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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도 절망도 하지 않고기록/일기 2025. 4. 7. 09:25
# 01.소문의 근원이 궁금해 질문하려다 외려 강사 손의 호소 아닌 호소를 주야장천 듣게 됐다. 손에게 상사인 K의 인상은 썩 좋지 않은 이유인즉슨, 다른 반 회원의 독단적인 행보에 대해 센터선에서 제지할 부분임에도 K는 강사 재량에 전적으로 맡겼기 때문이다.손의 고충도 알겠는 반면 K를 이해해 버린 나 자신이 싫었다. 그가 내 강사로 있을 때 몸이 불편한 회원을 더욱 신경 써서 배려하는 모습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은 까닭이다. 어쩌면 갓 시작했을 당시 체중이 표준 미달이었던 나 역시 한 때는 K의 기준으로 약자의 범주에 속했는지도.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아니기에 동정조차 받지 못하는 지도.강습 후 매니저에게 내가 아는 선에서 대략의 상황을 (최대한 여과를 거쳐) 전했다. 그리고선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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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이 아닌 사랑을 원해기록/일기 2025. 4. 4. 17:38
# 01.매니저를 통해서 장난스럽다는 K의 근황을 전해 들으며 떠올렸다. 어쩐지 아주 한시적으로 다정했던 저녁이 떠올라 내가 알던 것과는 다른 사람인 척 1도 모르는 사람인 척 분리하려고 애썼다. 또 강사들의 나이를 알게 됐는데 내 눈엔 강사진 중 가장 나이가 많다는 K가 가장 어려 보였기에 진심으로 놀랐다. 매니저는 K가 들으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나 역시 그랬으면 좋겠지만 내가 한 말인 줄 알면 과연 그럴까 의구심이 들었다.그밖에 만우절에 폐업 장난이라던지, 모자지간이냐는 소리에 서로 기분 나빠한다는 말은 우스웠다. 시험 보러 가는 날엔 볼 수 있을까. 나를 봤다면 또 피하겠지만.# 02.입장 전에 갑자기 현기증으로 주저앉은 일이 두고두고 회자되어 내 담당 강사 Y가 연신 나를 걱정했다. 그런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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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으로기록/일기 2025. 4. 3. 17:33
# 01.첫 빠따로 입장해서 수영하는데, 레인 끄트머리에 다다르자 웬 엎어진 형체가 둥둥 떠있어서 기절할 뻔했다. 알고 보니 개인레슨 예정인 다른 반 강사의 전신수영복이었다. 허수아비야 뭐야.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짓궂기 그지없다.# 02.에너자이저에 이어 강사로부터 친분이 있는 모 회원의 입을 빌어, 불꽃수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무리 봐도 나보다 체력이 넘쳐나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리고 널렸건만 유독 나한테만 기운 타령들일까. 그나저나 불과 물은 상극인데, 물에 잠기는 순간 재가 되어 가라앉지 않을까. 하기야 나를 원 없이 받아줄 물속에 폭 감싸인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렇다면 나는 한 송이의 불꽃으로 한숨에 타오르고 싶다. 한 줌의 재로 바스러지언정 살면서 한 번은 피워내고 싶다, 기필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