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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일시연계로 아침돌봄선생을 간신히 구했다. 매일 바뀌는 게 아쉽지만 다들 한 번씩은 구면이었고 아침돌봄은 정기로도 구하기 힘드니. 이렇게 해서라도 숨 돌릴 틈이 생기니 살만했다. 그래, 뜻이 있으면 어떻게든 길은 열린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으로라도. 이가 없음 잇몸으로라도.
# 02.찾았다, 내 방앗간.
# 03.짬이 생겼으니 대출도서도 읽고 가자.
# 04.
오늘은 오랜만에 사수 라와 단둘이 점심에 식후커피까지 마셨다. 육아, 결혼(인적사항 제출 차 인사팀 외에는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이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대화가 끊기거나 하진 않았다.
라는 둘째 갖는 문제를 두고 남편과 갈등 중이라고 했다. 일단 낳아보면 어떻게든 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남편의 강경에, 자신 지금 체력으로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으면서도 외동은 너무 외로워 보인다고 했다. 나는 남편분의 말도 일리가 있으나, 지난달 요실금과 후질벽 봉합술을 받은 사실과 함께 임신과 출산(사산 포함)은 여자에게 너무도 큰 리스크라는 의견을 밝혔다.
남자 역시 부양의 부담은 갖겠으나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타격이 엄청날 여자의 심정을 헤아려보려는 노오력이 있어야 할 텐데, 임신 전까진 함께해 놓고서 이후의 변화양상은 그렇게들 덮어놓고 모른 척하거나 귀찮아하거나다. 하여간 남자들이란 다 잡은 물고기 취급이라면 어쩜 하나같이들 기혼유무와 연령을 불문한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든 된다는 신조는 비단 자기 입맛대로 선별함이 아닌, 함께하는 이의 핸디캡을 감수하는 전제가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평생가약을 맺은 이상 서로가 서로의 보호자인데 말이다.
모쪼록 남녀노소 지위고하 막론하고 상호존중을 늘 명심해야겠다.
# 05.착착착 비품 정리.
폭발하는 식욕과 정리벽, 평소의 몇 배로 늘은 짜증. 그분께서 도래할 때가 되었도다. 초콜릿과 라면 끊은 게 어디야… 하고 방심했다가 밤 아홉 시에 못 참고 후라이드 치킨 네 조각 폭풍 흡입.
# 06.어여쁘고 싶다, 하염없이.
# 07.
누군가가 그토록 좋아한다던 김창옥 강사의 저서가 눈에 들었다. 지금 당장 언제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음은 실로 복되고 감사한 일이다. 내게는 이미 넷이나 되니까.
# 08.
미친 식욕을 잠재우고 체중을 조절할 보다 확실한 효과가 필요했다. 시중에 파는 보조제로는 어림도 없으니 챗GPT에게 자문을 구해봤다.내게는 부프로피온이 필요해보였다. 지흡제도 검색해본다. 유선진료로 처방완. 약 처방도 손쉽게. 비급여라 오지게 비싼 처방료. 웰부트린엑스엘정(부프로피온) 약 정보.
28일 치 기준: 도합 58,400원- (비급여)올리시스120: 1일 1정 2회 (식후 1시간 이내) / 50,400원 ➡️ 저칼로리 식이 병행 필요, 복용 최소 2시간 전 또는 후로 종합비타민 섭취 병행 필요
- 웰부트린엑스엘정 150밀리그램(부프로피온): 1일 1정(저녁) / 7,700원
허무하리만치 신속처방. 굳이 병원까지 내원하지 않아도(심지어 비대면으로) 처방전까지 인근 약국에 전송이 가능한 편리한 세상이다. 최대 다음 달 말까지 복용해 보고, 상황 봐서 부프로피온 또는 오리르스타트만 처방받아야겠다.
# 09.
수어지교를 원했지 다 잡은 물고기 취급은 싫은데.
그러나 비단 한 두 해도 아니고 일련의 일들은 숱하게도 겪어왔음에도 대체 언제쯤 다 잡은 물고기 취급에 익숙해질까. 좀 초연해질 수 있을까. 나는 왜 매번 상처받을까, 딱히 깊은 진심도 아니었으면서. 살면서 한 번은 누군가가 내게 매달린다면 조금은 덜 억울할 것 같지만 그런 미친 일이 과연 일어나기는 할까 싶다.
D-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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