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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후기/책 2024. 3. 1. 16:58
여느 정리 정돈이나 수납법에 관한 책과는 달리 주로 경험 위주의 서술로 핵심 부분에는 빨간 글씨로 표시돼 있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저자인 곤도 마리에는 일본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로 유치원을 다닐 무렵부터 ‘정리’에 푹 빠져 지낸 자타 공인 ‘정리 마니아’다. 책을 읽다 보면 그녀가 인생의 80%를 정리와 함께 했다고 자부할 만큼 그녀의 정리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초반부를 봤던 당시만 해도 내 머릿속에 온통 ‘수납법’에만 갇혀있어서 별다른 감흥을 못 느끼다가 회를 거듭할수록 눈길을 끌었다.
마찬가지로 곤도 마리에는 이 책을 통해서도 왜 정리가 필요한 것인지, 왜 비우는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비움과 정리를 통해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아가게끔 도와준다. 나 역시 정리와 수납에 관해 수없이 서칭하고 관련 서적들을 섭렵했다고 생각해 왔건만 그저 수박 겉핥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동안 내가 읽어온 수납에 관한 책은 통상 공간별로 목차를 나눠서 어떻게 무엇을 수납했는지 사진 몇 장과 함께 텍스트 몇 줄 나열하고 수납 도구는 어느 회사의 어떤 걸 썼다는 부록이 첨부된 잡지에 가깝다면, 이 책에서는 정리 컨설턴트인 곤도 마리에가 자신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정리법을 알려준다.
단순히 노하우의 나열만이 아닌, ‘왜’라는 질문을 해 자신만의 기준을 스스로 만들어야 정리 리바운드를 방지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한다. 즉, 정리에 대한 뚜렷한 방법론보다는 정리하는 사람의 심리를 주로 다룬다.
저자는 물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일이 손으로 만지면서 설레는 물건만을 남기라고 한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에서도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묵념으로 일종의 의식을 치르는데, 이 책에서 의식을 치르게 된 계기가 설명돼 있다.
그녀는 물건을 소중히 여기면 그만큼 주인이 편하게 생활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음을 서술한다. 때문에 더 이상 설레지 않는 물건을 버리는 것을 단순히 필요성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 아닌 감사한 마음을 담아 ‘보내준다’라고 표현한다.
처음에는 그녀가 기술하는 설렘이란 단어의 의미가 모호하다고 여겼었는데, 지난번 책상 서랍과 옷방 정리를 하고 나서야 명확해졌다. 물건을 남길지 비울 지를 정할 때 직접 만져보는 과정은 참 중요하다. 21세기에 웬 샤머니즘적인 발상인가 싶지만, 개인적으로 곤도 마리에가 말하는 사물에 깃든 에너지란 결국 물건을 향한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삼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고 싶다는 바람과 어머니에 대한 콤플렉스가 원동력이었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의 나도 어느 정도 공감했다. 특히 집에서 뿐 아니라 학교 공용 락카도 정리했다는 저자의 경험과 유사한 내 경험을 떠올렸다. 유년 시절부터 타인과 신뢰관계를 쌓는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물건에 집착하게 됐다는 저자의 지난 행적을 통해서 그동안 식구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정리에 대한 집념을 위로받는 느낌마저 들었다.
저자는 중학생 때 <버리는 기술>에 대한 책을 읽고 정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눈을 떴다는 언급을 여러 차례 한다. 나중에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이 책에서는 물건 정리를 두고 가족과 대처하는 요령도 알려준다. 가령, 자신이 버릴 물건을 가족에게 보이지 말라든지,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가족에게 주지 말라든지, 사람마다 물건에 대한 취향이나 정리법이 다 다르므로 물건을 비우고 정리함에 있어 함께 사는 가족들과 상호 존중과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정리가 하고 싶은 이유와 정리를 통해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집이라는 공간이 내게 주는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나에게 있어 집은 ‘쉼’과 ‘창조’의 의미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휴식과 아이디어를 낼 시간을 할애하기 위해서라도 손이 가는 가구나 물건을 많이 비워야 한다.
공간은 한정적인데 식구 수와 더불어 늘어나는 물건이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항상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짜증 났다. 저자의 말대로 정리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아니어도 마음의 문제와 귀결되기 때문이다.
정리에 신경 쓰는 시간도 줄어들고, 말끔해진 주변을 보면 심신의 안정마저 드니 더없이 만족스럽다. 아직 정리가 될 된 서류와 아이들 도서 및 장난감, 난잡스러운 베란다도 가능한 올해 안에 정리를 마쳐서 곤도 마리에가 말하는 ‘매일매일이 설레는 하루’를 만끽하고 싶다. 설레는 공간에서 어제보다 더 설레는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키워드: 정리, 마법, 설렘
- 한 줄 평: 설레는 삶은 설레는 정리에서부터 시작된다.
[8p.] 집 안을 정리하면 왜 사고방식이며 삶의 방식, 인생이 달라질까? 그것은 정리를 통해 ‘과거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정리를 통해 인생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지를 확실히 알게 되기 때문이다.
[24p.]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면서도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정리 습관을 조금씩 익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의식을 바꾸지 않는 한 습관은 바꾸지 않는 한 습관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26p.] 성공적으로 정리를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방법으로 짧은 시간에 확실한 정리 효과를 내야 한다. 한 번에 확실하게 정리하면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의식의 변화가 이루어져 깨끗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32p.] ‘방의 흐트러짐은 마음의 혼란’이라는 말이 있는데, 흐트러진 상태는 물리적인 것 외에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고 그것이 눈앞의 어수선함에 가려지는 상태이다. 즉 어지르는 행위는 문제의 본질에서 눈을 돌리기 위한 인간의 방위 본능이라는 것이다.
[38p.] 정리는 장소별 방별이 아니라 ‘물건별’로 해야 한다... 수납 장소가 분산된 상태에서 장소별로 정리할 경우 영원히 정리는 끝나지 않는다.
[50p.] 정리에서 필요한 작업은 ‘버리기’와 ‘제 위치 정하기’ 두 가지인데, 여기서 반드시 버리기를 먼저 해야 한다⋯ 버리기 작업이 끝나기 전에 결코 수납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수납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물건을 버리는 일을 중단하고 마는 것이다.
[54p.] 물건을 버리는 것이나 물건을 갖는 것은 전부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를 다시 한번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왜 정리를 할까?’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이처럼 자신의 이상적인 생활방식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거기서 내린 답을 토대로 물건의 버리기와 남기기의 단계로 나아가면 된다.
[57p.] 본래 정리를 통해 가려내야 할 것은 버릴 물건이 아니라 ‘남길 물건’이다.
[58p.] 물건을 버릴지, 남길지를 구분할 때도 ‘물건을 갖고 있어서 행복한가’, 즉 ‘갖고 있어서 마음이 설레는가’를 기준으로 구분해야 한다.
[61p.] 효과적인 정리를 위해 반드시 ‘물건별’로 버리기를 해야 한다. 같은 유형의 물건을 전부 모아 놓고 한 번에 버릴지 혹은 남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64p.] 물건에는 물체로서의 가치 외에 ‘기능’, ‘정보’, ‘감정’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있다. 여기에 ‘희소성’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버리기의 난이도가 정해진다. 즉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직 쓸 수 있기 때문이거나(기능적 가치), 유용하기 때문이거나(정보 가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감정적 가치). 또 물건을 손에 넣기 어려웠거나 그것을 대체하기가 어려우면 더욱 버리기 어렵다(희소가치). 따라서 물건을 남길지 혹은 버릴지를 판단할 때는, 처음에 난이도가 낮은 물건부터 시작해서 정리에 대한 판단력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68p.] 버릴 물건은 절대 가족에게 보이지 말라.
[74p.] 누군가 정리를 시작하면 연쇄반응을 일으켜 주위 사람도 정리를 하게 된다⋯ 물건을 버릴 때는 ‘자기 물건’부터 시작하자.
[78p.] 자신이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가족에게 주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다른 가족이 불필요한 물건을 떠안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80p.]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 하나하나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마주하는 작업은 어찌 보면 물건을 통한 자신과의 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물건을 구분하는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가능한 조용하고 차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다.
[115p.] 물건을 남길지 버릴지 선택할 때는, 일단 수납공간에서 전부 물건을 꺼내어 잠을 깨워야 한다⋯ 한곳에 모아 놓고 판단해야 버릴 물건을 선택하기 쉽다. 이는 물건을 물리적으로 움직여서 바람이 통하게 하여 자극을 줌으로써 물건의 의식을 깨우는 작업이다.
[127p.] 서류는 ‘전부’ 버리는 것이 기본이다⋯ ‘지금 사용하는 것’, ‘한동안 필요한 것’, ‘보관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것’ 이 3가지에 해당되지 않는 서류는 전부 버리자.
[128~129p.] 서류는 ‘미처리 서류’, ‘사용빈도가 낮은 보존 서류(계약서 등),’ ‘사용 빈도가 높은 보존 서류(계약서 이외)’ 등 3가지로 분류한다.
[151p.] 정리는 과거 하나하나에 결말을 내는 행위다. 추억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은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첫발을 내딛는 ‘정리의 총결산’이라고 할 수 있다.
[156p.] 물건 하나하나와 마주해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과거의 경험을 거쳐 존재하는 지금의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공간은 과거의 자신이 아닌 미래의 자신을 위해 써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162p.] 정리를 통해 물건이 줄어들면 어느 순간 자신의 적정량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생활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가치관을 확실히 알 수 있다.
[164p.]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행복할지는 본인 외에는 정할 수 없다. 물건을 선택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리 리바운드 되고 싶지 않다면, 자신만의 기준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물건을 버렸다고 해서 지금까지 인생에서 경험한 사실과 자신의 주체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설레는 물건을 골라내는 작업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168p.] 물건의 제 위치를 정할 때의 핵심은, 모든 물건의 위치를 하나도 남김없이 정해 주는 것이다.
[169p.] 아무리 정리해도 다시 어수선해지는 주된 원인은, 물건의 제 위치가 명확하지 않은 데 있다.
[174p.] 수납은 최대한 간단히 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을 파악할 수 있는 상태로 해야 한다. 이것이 정리된 방을 유지하는 효과적인 수납법이다.
[176p.] 수납은 크게 ‘물건의 주인’과 ‘물건별’로 고려해서 수납해야 한다.
[180p.] 집 안이 어지럽혀지는 원인은 ‘보관하는 수고’를 하기 싫거나, ‘보관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182p.] 비슷한 물건은 가까이 두고 사용하고, 분산 수납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행동 동선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09p.] 보이지 않는 곳 역시 집의 일부다. 설레지 않는 불필요한 문자 정보를 줄이는 것으로 집 전체의 분위기가 훨씬 차분해진다.
[219p.]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은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선택의 역사를 정확히 말해 준다. 정리는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는 자신에 대한 ‘재고 조사’다.
[221p.] 정리의 효과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한 번에, 단기간에, 완벽하게’ 정리를 마친 사람의 인생은 틀림없이 극적으로 달라진다.
[222p.] 정리의 마법 효과 중 하나는 자신의 판단에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정리 과정에서 물건을 하나하나 만져보며 설레는지, 어떤지 자문자답해 남길지 버릴지를 판단하는 것을 수백, 수천 번 반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판단력이 키워지는 것이다. 자신의 판단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
[227p.] 자신이 어떤 물건을 소유하는지 그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물건의 서유 방식이 삶의 가치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무엇을 갖고 있느냐’라는 ‘어떻게 사느냐’와 같다.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은 물건의 소유 방식뿐만 아니라, 사람을 사귀고 일을 선택하는 등 생활 속의 모든 선택에서의 기준이 된다.
[228p.]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어떤 물건인지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과 마주하면서 불필요한 것을 줄이면 된다.
[229p.] 물건을 통해 과거에 대한 집착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마주하면 지금 자신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보인다.
[233p.] 모든 판단은 자신이 내린 것이라서, ‘지금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하는 쪽으로 생각이 전환된다. 물건을 버리는 것은, 자신의 가치관으로 판단하는 경험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물건을 버리는 것으로 결단력이 키워진다.
[237p.] 집은 항상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고 녹초가 되어 돌아온 주인을 위로해 주고, 기다리고, 지켜준다⋯ 정리는 항상 자신을 지켜주는 집에 대한 보은이다.
[245p.] 주위의 환경을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정돈해서 매일 느끼는 설렘을 늘려가는 것, 이것이 정리의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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