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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프 돌잔치상 : 파티앤유, 하루비파티
    후기/물건 2024. 2. 28. 22:33

    # 01.

     

    전날은 막내 진의 첫돌이었다.

    새벽에 양수 터져서 급하게 눈에 보이는 대로 잡았던 공항 택시 타고 산부인과에 간 지 여섯 시간도 안 되어 출산한 게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한데… 눈 깜짝할 새에 스치듯 흘러간 1년이다

    막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보내주신 미역.


    막내가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은 첫째, 둘째, 셋째도 모두 거쳐간 곳이다. 우리 아이들의 생일 때마다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이 한살림 미역을 포장해서 보내주시는데 어제도 어김없이 한살림 미역 한 봉지를 막내 통해서 보내주셨다. 예쁘게 싸주신 포장지는 마음이 급해서 사진 찍기도 전에 뜯어버렸다.

    파티앤유 구성으로만 꾸민 잔칫상.

     

    셀프 백일상에도 썼던 소품들.


    저번 진돌이 백일잔치 때는 파티앤유 셀프 백일상 세트로 구매했었는데 아기자기하고 예쁘지만 살짝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그때와는 다르게 이번엔 소파도 비웠고 입식 테이블도 따로 없었으므로(대여할 수 있었지만 굳이 짐을 더 늘리고 싶지 않았다.) 좌탁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는데, 서칭하다가 발견한 하루비파티 미니돌상 세트를 대여했다.

     

    요즘 부쩍 어수선해진 집안을 정리하느라 바빠서 부랴부랴 월요일에 급하게 카톡으로 상담하고 주문했는데, 하루비파티에서 금방 보내주셔서 화요일 저녁에 무사히 도착했다.

     

    파티앤유도 모형 조화를 담을 화병과 분실했던 복주머니만 따로 급하게 재구매했는데 빠른 배송으로 때맞춰 받을 수 있었다.

    하루비파티에서 대여한 미니돌상 박스.

     

    벨크로가 어찌나 탄탄한지 간신히 열었다.

     

    스티로폼을 젖히면,

     

    쟁반과 안내 책자가 가장 먼저 보인다.

     

    그 밑에 단아한 색의 소반보와 테이블 원단, 돌잡이 용품 박스.

     

    첫돌 월배너 옆에 스티로폼에 싸인 돌상차림 박스.

     

    소반과 클레이 케이크.

     

    소반은 파손 위험이 크니 조심 또 조심!

     

    돌잡이용품 10종.


    하루비파티 돌잡이 용품 구성은 붓, 바늘쌈, 명주실, 복주머니, 마패, 엽전, 청진기, 공, 천자문, 판사봉으로 구성돼 있다. 처찌와 두찌는 현금, 세찌는 청진기를 잡았는데 진은 과연 뭘 잡을지 궁금하다.

    • 붓 : 문필가
    • 바늘쌈 : 뛰어난 손재주, 다재다능
    • 명주실 : 무병장수
    • 복주머니 : 다복
    • 마패 : 고위직
    • 엽전 : 재물복
    • 청진기 : 의사
    • 공 : 스포츠 선수
    • 천자문 : 학자
    • 판사봉 : 판사 또는 검사

     

    잔칫상과 병행하느라 다급하게 차린 삼신상.


    어린애들이 많다 보니 매번 행사 당일 새벽에 몸을 혹사하게 된다. 삼신상을 굳이 차리지 않는다면 큰애들 등원하고 난 뒤 여유 있게 잔칫상 세팅을 하겠지만 삼신상은 자정 넘기고 동트기 전에 차려서 절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늘 그랬듯 행사 날에는 밤을 꼴딱 새우게 된다.

    요리가 특별히 어려운 것도 아닌데 어수선한 집안을 정돈하고 잔칫상도 차리고 하다 보면 동트기 직전인 5시에 딱 맞추게 되더란다. 삼신상은 동쪽을 향해 차리라는데 방향 감각이 없어지니 백일 땐 그냥 잔칫상에 올렸고 이번엔 나름 고심해서 북동쪽까지 맞춰봤다.

    사 남매다 보니 매 돌마다 챙겨주는 건 아무래도 무리겠고. 생후 1차 급성장기인 백일과 첫돌에 아이들이 무럭무럭 무탈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치르는 내 나름의 의식이다.

    우리 아가 발 크게 해주세요~


    다 차린 뒤 한참 멍 때리다가 퍼뜩 정신 차리고 안방에서 진을 데리고 나온다.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땀범벅에 떡진 머리에 졸음 가득한 눈으로, 기도문을 읊고 절을 올린 뒤 아이만 따로 두고 안방에 십 분간 들어가 있었다. 일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네찌는 곤히 잘 자고 있었다.

    9시에 도착한 떡.


    어차피 가족들과 사진 찍을 땐 정면에서 찍을 거라 미니돌상은 좌상 위에 올렸다. 소반 없이 상화, 명주실, 모형 케이크만 올려도 됐지만 소반이 예뻐서 그냥 테이블 위에 올렸다.

    돌상 상보 말고도 테이블보가 따로 있었던 줄은 몰랐는데 이미 깔아놓은 하얀 테이블보 가장자리를 테이프로 고정해 놓았기 때문에 그냥 테이블보 위에다 라이너처럼 깔아서 데코 했더니 한결 멋스러워서 만족했다.

    사르르 속커튼은 사진 촬영하기 좋은 바탕이 되어준다!

     

    포기 못하는 작약 모형과 애증의 목화 가랜드.


    목화가랜드는 백일 때 파티앤유에서 구매했고 첫돌 월배너는 하루비파티의 대여품이다. 그냥 첫돌 월배너만 걸어도 예쁘지만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꽃말이 담긴 저 포근한 느낌을 주는 목화를 (정지훈 선생의 화려한 조명처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목화만 걸기엔 허전해 보이고 천장에 꼭꼬핀을 꽂기는 번거롭고 싫어서 커튼봉 걸이에 겹쳐 거는 걸 고집했다. 겹쳐서 거니 균형 맞추기가 생각보다 무지하게 오래 걸리고 번거로워서 그냥 꽂을 걸 후회했다.

    사진은 굳이 인화할 생각이 없어서 하루비파티와 파티앤유 구성에 있는 액자들은 사용하지 않았고, 하루비파티 대여품 중 진주핀과 꼭꼬핀 역시 만에 하나 분실하다가 아이들 손에 쥐어지기라도 하면 위험해서 그냥 생략하고 테이프와 커튼봉 걸이로 대체했다.

     

     

    # 02.

     

    증기 화상으로 물집 잡혔다…


    미역국 끓이다 냄비 뚜껑 잘못 열어서 화상 잡힌 건 안 비밀. 뚜껑 열 때 행주로 집기 귀찮다고 집게 쓰다가 되려 증기에 데였다. 화기를 빼려면 30분은 찬물에 담가야 된다는데 고작 2분만 찔끔 담갔다 빼서 물집이 잡히고 말았다. 역시 난 요리는 젬병이다.

    모쪼록 자정부터 순식간에 동이 튼 후로도, 한숨 눈도 못 붙이고 연고조차 바를 새 없이 바빴던 돌상차림이었다.

    상이 작아서 별로 차린 건 없는 실속형이지만, 아기자기하고 정갈한 모양새라 흡족하다. 요즘 우리집 트렌드인 미니멀리즘에 딱 맞는 조촐하고 소박한 잔치상이었다.

     

     

    2020년 07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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