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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발치기록/꿈 2024. 9. 24. 06:42
나는 다리가 불편했는지 휠체어를 끌고 전에 재직했던 건설회사 복도를 쏘다니고 있었다. 사방엔 아무도 없다가 회사 바깥으로 나오니 못 보던 구조의 공터가 나타났고, 그곳에서 그토록 보고 싶은 얼굴과 피하고 싶은 두 얼굴이 서로 마주 보고 서서 한참 담배를 피우며 어떤 대화에 열중하던 중, 피하고 싶은 얼굴이 내 쪽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 시선을 애써 피하지 않았다. 나를 응시하는 얼굴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그 시선 속에 담긴 내 얼굴은 어떤 표정이었을까. 나는 그저 우연히 발견한 두 사람을 먼발치에서 하염없이 바라만 봤다. 뛰어가기는커녕 일어나서 걷기는커녕, 감히 다가갈 수조차 없는 채로. 2024년 09월 21일 (토)